예물 시계를 생각했을 때 처음엔 그냥 로렉스로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서 거의 로렉스로 하길래 그냥 거기로 하자 생각했어요. 그러나 귀차니스트는 불가능한 롤렉스 런, 게으름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냥 집 근처 광교 갤러리아로 터벅터벅을 감행했습니다.
처음으로 갔던 매장에서 스틸 시계가 유난히 어울리지 않음을 깨닫고, 가죽 밴드의 명가라는 IWC 매장으로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옆 매장인 예거 르쿨트르 매장에서 울트라 씬 문이라는 모델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신상이라는 ‘마스터 컨트롤 캘린더’ 모델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예산에 아슬아슬 들어오는 가격이고, 귀차니스트들에게 태엽을 감고 맞추고 해야 하는 시계란 넘나 불필요하게 느껴졌으나 그것을 뛰어넘는 멋짐이 폭발하더군요.
주변에서 감가상각, 환금성을 생각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어차피 예물인데 팔 생각도 없고, 신랑에게 어울리고, 무엇보다 너무 우아한 느낌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시계 매장을 돌며 시큰둥해하던 평소 물욕 제로에 귀찮은 것은 질색하는 신랑이 소유욕을 한 가닥 비치자마자 저는 이것을 사야겠다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그리고 다른 예거 매장을 돌아다니며 가격 비교를 시작했습니다. 서울까지 가서 군데를 여기저기 비교해 본 후, 다시 광교 갤러리아로 돌아와 망설임 없이 질렀습니다.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다른 매장과 비교가 안 될 정도였으니까요.
저희는 워낙 게으르고 귀찮은 걸 싫어하여 정보에도 어둑어둑한데, 응대해 주신 매니저님께서 웨딩 마일리지도 알려주셔서 지금까지 너무 잘 적립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수급이 늦어져서 9월쯤에 주문한 시계를 크리스마스인 오늘 수령했습니다. 내년에 올 줄 알았는데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어서 더더욱 기쁘네요. 매니저님께서 상세히 설명도 해주시고 보증까지 연장해 주셔서 시계 알못이라도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물 시계를 사러 다니며 느낀 건데, 가격은 대동소이합니다. 그렇지만 시계는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매장의 서비스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계 알못 둘이 어리버리 찾아가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응대해 주셔서 구매 결정하는 데 많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물론 가격도 정말 최선을 다해 만들어 주십니다.
솔직히 저만큼 신랑도 귀찮은 것은 질색이고 시계는 관심도 없었는데, 수령하고부터 매우 애착을 보이는 모습에 매우 뿌듯하네요. 그러나 저는 알지요. 애플워치로 귀찮아하는 신랑의 성격상 아마도 집에 모셔져 있을 확률이 높을 것 같은 예감(확신?)이 들지만, 신랑에게 결혼 기념으로